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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곡지, 경산



나무를 비추던 호수가

허리를 펴고 온 몸으로

물벼락을 받아낼 때

반영은 지나간 방향을 품는다

돌아오면 한 쪽만 젖어 있는

어깨를 털어내며 뚝 뚝

텅빈 거실에 이미 떠난 발자국으로

문을 닫고 우리는 걸었던 적이 있지

눈꺼풀 닫힌 눈동자가

아직 서로를 비추는지도 모르고


이제는 안다

비가 오는 날이면

우산을 잃어버리는 이유 같은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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